- 지금의 우리는 그 시절 일본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낮은 여성인권)
- 결국 개인은 시대라는 개념 앞에선 너무 작은 존재라는 점. 시대를 뛰어넘는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인정해야겠지만, — 그 문학을 비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한 문제는 다른 문제다. 예를 들어 ‘운수 좋은 날’에서 넘쳐흐르는 여성비하적 태도와 발언들을 산업화 시대의 가장의 무게라고 미화하는 일은 최소한 하지 말자는 뜻.
- 작가의 음흉한 시각이 녹아들어있는 소설이라는 해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 생각도 못한 부분이었다. 사실 변태라고 잘 인정도 못하겠고, 그냥 설국이라는 배경과 극화시켜 비교하기 위해 시마무라의 저열한 모습을 조금 드러내게 한 게 아닌가 싶다.
- 문학작품에서 서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이 소설의 서사는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
- 서사는 모든 작품의 근간이다. 우리가 예술이라고 부르는 모든 인간행위의 총체는 사실 ‘이야기의 전달’의 각기 다른 발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오늘 뭘 먹었는지 벽에다가 그림을 그리던, 양피지에 글을 쓰던, 시조를 짓던, 사진을 찍던, 영상을 찍던 상관없다. 결국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이다. 더군다나 글로만 전달되는 문학의 경우에서 이야기의 중요성은 말해 뭐해다.
- 이 작품은 연애소설인가?
- 그렇다기보다는, 시마무라라는 허무주의형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어쩌면 고백이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그저 행복하고 속세의 삶을 모두 잊어버리고 좋기만 할 수도 있는 공간에서 시마무라는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설국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시마무라는 어쩌면 작가의 아바타일 수도 있겠다.
- 명작의 기준은 무엇인가?
- '그만의 독자성(originality)이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어느 사소한 부분에서라도 명작은 그만의 존재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해석이 있어야 한다. 명작을 만들고 싶은 모두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그것이 명작을 만드는 예술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2020.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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